...

성명  
   씨댕이 ( Vote: 19 )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가 반만년의 역사를 지닌 유구한 민족이
라는 것에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단군으로부터 시작되는 우리의
역사를 신화나 민담의 차원이 아닌 진정한 우리의 역사라고 인식하는 사람
은 드물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반만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된것이 아닐까?
20세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현재, 우리는 문득 우리민족 고유의 것이
너무나 외면되어 왔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일제에 식민통치를 당하며 불행
한 근대화 과정을 겪은 우리는 우리 고유의 전통과 단절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 정신을 말살하려는 일제의 만행에 의하여 민족혼의 부정을 강요
받았다. 그후 이어진 6.25 사변은 피폐했던 민중을 더욱 힘들게 했고 사람
들은 새로들어온 서구문화에 젖어가며 우리의 전통과 얼에 대해서는 돌아볼
겨를도 없이 바쁘게 뛰어왔다. 그리하여 우리나라는 민족의 얼을 대부분 상
실한 채 서구문화와 일제의 잔재에 찌든채 지금 여기까지 이르렀다. 요즈음
거리는 이곳이 한국인지 외국의 어느도시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이다. 거리
를 걷는 사람은 분명 우리나라 사람이지만 그들이 입고 있고 먹고 마시는
것은 대부분 우리나라 것이 아니다. 심지어 그들의 생각마저도 서구적이인
것에 너무나 익숙하여서 도리어 우리 고유의 것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볼 정
도이다.
동양의 문화는 근대에 이르기 전만해도 서양의 문화와는 비교도 안되는 발
전을 이루었었다. 서양의 중세가 보수적으로 발전이 지지부진했던 반면 동
양의 문화는 서양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발전을 이루고 있었다. 동양은
모든 면에서 서양의 것을 압도적으로 앞섰다. 그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였다.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렸던 우리나라는 나름대로의 뛰어난 문화를 가
지고 있었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서 이러한 동서양의 관계는 역전되었다.
서양은 합리적 실용적 과학을 빠르게 발전시켰고 그 힘은 세계를 뒤엎을만
한 가공한 것이 되었다. 결국 제국주의와 그들의 민족주의는 과학의 힘에서
뒤진 동양을 깔보고 무시해 버렸고 동양의 것은 모두 미신, 불합리한 것 등
으로 깔아버렸다. 그리고 그들의 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강요했다. 동양의
뿌리깊은 전통문화는 그리 쉽게 흔들린만한 것이 아니었지만 오랜 압력과
서양의 총칼 앞에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결국은 스스로 자신
의 것을 부정하기에 까지 이르게 된것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것이 모두 옳고 좋은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펴자는 것이
아니다. 서양의 것은 서양의 것대로 동양의, 우리의 것은 우리의 것대로 장
점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것을 너무나 잃고 생각조차 해보
려 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우리는 우리의 것들중에서 현대과학이 적절한 설
명을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너무나 등한시 하고 우리 조상들이 몇천년간
을 믿고 따랐던 것을 너무나 쉽게 잊어버렸다. 짧은 기간도 아닌 인간의 문
명이 시작되었을 무렵부터 시작되어온 우리의 신앙과 전통, 무속 등의 것들
은 그 시간에 흐름에 의해 수많은 절차탁마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거기
에는 우리의 짧은 소견으로는 이해할수 없는 조상의 지혜가 담겨있을 것이
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쉽게, 지금의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것을 잊어버리고 터부시하고 있다. 과거의 것이라고해서 현재
보다 못하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과거의 것이 훨씬 훌륭할 수 있는 것이
다. 수천년간 비바람에 깎이면서도 여전히 건재한 건축물들, 현재로써는 도
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한 힘들은 우리가 직접 보고 듣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신비로운 건축물들을 다시 만들 기술도 없고 그러한 힘들을
이해할 수도 없다. 이는 우리가 과거의 선조들보다 결코 뛰어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비록 어느면에서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예전과 비
교할 수도 없지만, 반면 어느면은 완전히 쇠퇴하고 잃어버려서 과거와 비교
할수 없을 정도로 형편 없어진 것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각에서 우리의 처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고 생각한
다.우리는 우리의 얼과 정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근대화 과
정에서 한번 꺾인 얼과 정신은 다시 되살아나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
요하다. 아니 어쩌면 이대로 서서히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세상이 좁아
지고 지구가 하나의 촌이라고도 불리는 지금 지구상의 수십, 수백의 민족중
에 하나인 우리가 우리의 것만을 목청껏 외치는 것은 현 세태에 반하는 것
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의 것은 우리의 것인 것이다. 아직은
금발의 파란눈보다는 검은 머리의 검은 눈이 편하고 익숙하고 빵보다는 밥
이 좋은 것은 우리가 아직 한민족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민족과 얼, 전통등을 무시한채 무조건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한덩어
리로 쓸려 들어가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남과도 어
울릴수 있으며 당당하게 자신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
서 우리는 우리가 누구이며 어떠한 의식과 사상을 이어받았는가를 잘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 의식과 사상이 희미해진 전통, 얼 이라면 우
리는 그것들을 다시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책을 읽으며 내가 우리의 옛것들에 대해 너무나 부정적인 견해를 가
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았다. 우리가 흔히 미신이라고 칭했던 것들은 우리
조상들이 가장 절실히 믿었던 것들이었다. 그것들은 일반 백성에서부터 왕
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자리를 잡고 있었던 우리의 고유한 것이었다. 그러
나 지금의 우리는 믿기보다는 의문을 먼저 갖는다. 물론 그것들이 전부 옳
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왜 우리의 조상이 물려준 것에 대해 의심
부터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일까?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수 없다. 근대의 비
극은 우리를 전통과 조상들과 단절시켰고 결국은 우리를 한민족도 서양인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에 이르게 했다. 이제는 우리가 다시 생각할 때이다. 우
리가 어떤 사람들인지를....









































본문 내용은 9,68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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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2/27/2025 10: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