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8월 18일..

성명  
   씨댕이 ( Vote: 39 )

지금은 기차안이다. 젠장.. 왜 우리는 깨어있어야만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
다. 우리의 사악한 왕고의 말을 따르면 자느라고 내릴때서 못 내릴까봐라는
데.. 말이 돼냐?

우리의 사악한 왕고는 90인데 로보캅, 철인 등등 으로 통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체력만 짱인 것이 아니다. 성격도... 강철 사악이다.

우리는 자고 싶었다. 아니 자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것은 지리
산행이기 때문이었다. 나도 처음가는 것이라서 모라고 할 말은 없지만 선배
들의 말을 들으면 바로 지옥의 산행이기 때문이다. 바로 윗선배가 그러면
"예~~~ 뻥이죠? " 하고 한번 튕겨보리만도 하지만 77, 83 학번 선배들이 그
러면 우리는 정말 믿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검도부의 지옥산행
은 역사가 유구? 하다.. -_-;;

우리는 자려고 노력을 했지만 그 사악 장보고(가명)선배는 (나는 가명을 쓰
므로서 생명을 유지하는 방법을 택했다.) 끈덕지게 깨우고 돌아다녔다.
정말 원망을 들으면서 그러는 것이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여러 후배들이 사악선배의 손에 귀를 잡히고 등짝을 맞았다. 나도 처음에는
자려고 했었는데 정말 치사해서 뻐겼다.

이야기를 계속하려면 (사실 별로 필요하지는 않지만) 여러분과 검도부간에
소개가 필요할 것 같다.

먼저 말이 필요없는 90학번 사악 장보고 선배, 94학번 유치한, 나, 97학번
나일등, 최고봉, 조금만 음.. 그리고 93학번 김금동 (^^;;)
(다덜 가명인건... )

하여튼 이케 7명이다.
우리가 시달림에 지쳐있는 동안 기차는 우리의 목적지인 구례역에 도착했다
도착시간은 3시 30분경.. 서로의 수통을 채운 우리는 지리산 통행료를 받기
전에 뛰어들어가기로 했다. 택시를 탔는데 나는 2대에 나눠탈 줄 알았다.
그런데 7명이 한차에.. 다덜 큰키에 빠방한 몸집인데도 쑤셔서 다 들어갔다
정말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다.. -_-;;

새벽을 가르는 택시.. 룰루 랄라 가고 있는데.. 갑자기 택시가 섰다.
범인은 장보고!! 원래 여기서부터 헥헥대면서 걸어가야 한다나? 정말 사악
의 극치가 아니라고는 볼수가 없는 사람이다.

< 아침밥은 노고단에서... >

원래의 계획은 화엄사에서 아침을 지어먹는 것이다. 선배들도 다 그렇게 했
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랴!! 기존의 것을 무너뜨리는 무서운 신세대가 아닌
가? 나는 그러나 그때만은 신세대가 아니고 싶었다.
무서운 사악 신세대 장보고 선배는 그날 새벽별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 아침밥은 노고단에서...."

우리는 다덜 화들짝 놀랐다. 여러번 산행경험이 있던 주장(유치한 ,94) 형
도 화들짝 놀랐다. 그게 왜냐하면 화엄사에서 노고단은 지리산 4대 난코스
중 하나이기 때문인데다가 새벽 4시의 산은 정말 아무것도 안 보이는 곳이
기 때문이다. 거기다 거리도 6~7km정도.. 산에서는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
다. 여러분 말이 맞다. 평지에서도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대성로가 몇km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산에는 아스팔트가 없다. -_-;;

그러나.. 힘이 없는 우리는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의 준비부족으로
후래쉬는 2개뿐이었다. 각자가 가지고 있어도 될까말까 한데..
여러분중 밤에 산길을 걸은 사람이 있는가? 밤의 산길은 정말 아무것도 안
보인다. 더구나 2개의 후레쉬로는 7명이.. 절대.. 따라하지 마라..
아름드리 나무가 바로 코앞에까지 와도 모른다. 코를 박고 손으로 더듬은
뒤에야 이것이 아름드리 나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 노고단길의 돌은
제멋대로이기에 유명하다. 놓여있는 각도가 참 사람 발목 부러뜨리기 알맞
게 되어있다. 그걸 발로 더듬으면서 가끔 보이는 후레쉬 빛에 의지해서 가
기란 매우 어렵다고 본다.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위해 예를 들어 보면..
불이 꺼져있는 낯선 방에서 전등불 스위치를 찾는것과 같다고 보면된다.
요즈음은 대부분 문 옆에 있지만 좀 오래된 집에는 전혀 예상밖에의 곳에
있는 경우도 있다. 켜고 보면 참 황당한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저런걸 어떻게 찾나 하는 느낌!! 바로 그 느낌이다. 단지 다른 점은 방에서
는 불을 안켜도 되고 그냥 나가도 되지만 여기서는 발목이 부러지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고단에서의 길에서는 어둡기도 했지만 힘들기도 했기에 전혀 생각나는 것
이 없다. 출발하고 처음 쉰곳에서부터는 날이 밝아서 후래쉬를 껐다. 아마
6시쯤이었을 것이다. 두시간동안 한번도 안쉬고 어두운 산길을 걸은 것이
다. 당해봐라.. 아무생각이 없을 것이다.

나무 사이로 빛이 보이기 시작하곡 우리는 노고단을 정복했다. 그때가 아침
8시정도였을 것이다. 나는 세번째로 야호를 했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생쌩했었다. 열나 허무한것은 노고단까지는 포장된 길이 있어서 버스가 다
닌다는 것이다. 버스를 타고 룰루랄라 올라온 사람이 지옥의 난코스를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올라온 사람을 볼 때 어떤 생각을 할 지는 별로 생각해 보고
싶지 않은 문제이다.

< 뱀사골!! 그곳은 어디인가? >

나는 뱀사골을 지나왔다. 그러나 어디인지 도통 기억이 아지를 않는다.
기진맥진해서 쉬었던 곳중 한곳이리라..

우리는 아침밥을 노고단에서 먹었다. 별로 맛있지는 않았다. 대충해서 먹었
다. 밥을 맛있게 할 재료도 시간도 없었다. 우리는 여기에 놀러 온 것이 아
니다. 노고단에는 산장이 있는데 지리산에서 취사는 산장에서만 가능하다.
요기서 주요 산장과 우리의 코스를 한번 설명해 보자. 재미가 없더라도 앞
으로 글을 읽는데 도움이 되니 한번 보도록 하자...

화엄사 -- 노고단(산장) -- 뱀사골 -- 연하천 (산장) -- 세석 (산장) -- 장
터목(산장) -- 천왕봉 (천구백얼마미터..) -- 중산리

자~~ 보시라. 우리의 위치가 어디인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가
를.. 까마득하다는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우리는 출발을 했다. 노고단부터 뱀사골까지는 그래도 길이 순탄하다. 평지
도 있고 내리막이 많다. 좀 편하리라고 생각하는가? 걱정마라 우리에게는
사악선배가 있다. 우리는... 뛰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나에게는 비극
의 시작점이되고 말았으니...

하여튼 우리는 뛰었는데 멋모르는 등산객들은 오오오~~ 그러면서 탄성을 지
르지 않나 하면 몇몇 지각없는 여자 등산객은 멋있다며 같이 뛰기도 했다.
흑흑.. 자기들은 좀 뛰다 쉬지만 우리는 짤없이 뛰어간다. 거기다 뒤에 짐
은 가공할 만한 무게를 자랑한다. 막 뒤로 잡아당겨지는 느낌이 든다.

2시간 산행 20분 휴식이다. 산행중에는 절대로 쉬지 않는다. 아예 서지를
않는다. 계속 걷거나 뛴다. 그래서 검도부는 지리산을 매년 가지만 길을 아
는 사람은 별로 없다. 왜냐하면 맨 땅만 보며 걷기때문에 기억나는 것은
땅, 돌, 나무 정도가 고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도대체 모하러 가는 것인
가? 나도 그렇겐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놀러온게 아니라는 사악선배의
말이다. -_-;;

대충 이쯤이라고 생각하는데.. 나의 다리는 완전한 고장을 일으켰다. 아까
뛰었을때 오른발목이 약간 안 좋은 나는 왼다리만 썼었다. 그러니 체중+배
낭의 충격이 고스란히 왼다리로 가서 무릎을 망가뜨린 것이었다. 무릎이 굽
혀지지 않는 것이었다. 굽혀지기는 하는데 굽힐때마다 정말 눈물이 핑도는
아픔이 온 몸을 강타하는 것이다. 그리도 우리는 쉬지 않았다. 다만 뒤쳐졌
을 뿐이었다.
내 말이 실감이 안 가는 사람은 한쪽다리를 기부스한것처럼 굽히지 말고 대
성로를 올라가 보도록 하자. 계단도 올라가 보자. 거기다가 길좀 포크레인
으로 파 엎고 도서관 계단은 계단을 없애고 로프를 잡고 올라가게 만들고
나무 좀 심고 미끄럽게 물 좀 뿌리면 더욱 감칠맛 날 것이다.

웃고 즐기는 사이에 우리는 어느덧 뱀사골을 지나 연하천에 도착했다.

< 연하천에서 세석까지... >

2시 30분.. 사악선배는 예정보다 많이 늦었다고 하지만 원래 예정은 여기에
6시쯤 도착해서 여기서 자는 것이었다. -_-;;
왜냐하면 여기서부터 세석이라는 곳은 15km정도 떨어져있고 산장이 없어서
일단 출발하면 도착하거나 야영하거나 돌아와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
리산 4대 난코스중 하나인 곳이다. 그래서 역대 검도부는 연하천에서 일박
을 하곤했다. 그러나 우리는 신세대 기존의 틀을... 으아아악~~~

" 자~~ 밥먹었으면 떠나볼까?~~~~~ "

이유는.. 시간이 어정쩡하다는 것뿐이었다. 사실 먹고 놀고 자기에는 좀 이
른 시간이었다. 나의 다리는.. 원래 발목때문에 가져왔던 파스를 쌔리 붙이
고 압박붕대 감고 배낭의 모든 무거운 짐은 후배들 주고 지팡이 짚고.. 결
국 갔다는 얘기다. 나는 정말 너무 아파서 여기서 쉬게 해 주리라 생각했었
는데... 너무했다.. 흑흑...

사악선배는 아픈 나와 같이 뒤에서 가기로 했다. 나는 좀 천천히나 가겠구
나 생각했다. 그런데 이 선배가 나를 약올리나 하는 생각이 출발한지 1분만
에 들기 시작했다. 정말 열나 빨리 가는 것이었다. 다리 하나 못 쓰는 사람
을 데리고 장난하는 건지 정말 말도 못하고 난감했다. 거기다 좀 쳐지는거
같으면 빨랑 오라고 막 뭐라고 그러고 정말 죽을 맛이었다. 이 코스는 정말
난코스였다. 지나가다 보면 가끔 옆으로 절벽도 보이고 앞이 막혀있으면 암
벽등반해서 넘어가는 등등 거기다가 끝도 없는 산의 행렬이었다. 올라가서
정상이다 싶으면 내려가고 어느새 또 오르막길이 있고..

난 진짜 많이 걸었다고 생각했다. 결국 좀 넓은 곳이 나왔는데 거기서 잠시
쉬었다. 그리고 거기서 나는 아까부터 깔려있는 희끄무리한 것이 안개가 아
니라 구름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구름이 맡에 있더만.. -_-;;
잠시 쉬다가 등산객하나를 만났는데 무슨 샘까지 간다면서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보통사람이 1시간은 넘게 걸릴꺼 같은
거리엿는데도.. 사악선배는..

" 금방가요.. 좀만 가면 돼요.. "

어떻게 모르는 사람한테도 그럴수가 있을까? 혼자 온사람인데 잘못하다가는
조난당할 수도 있는데.. (사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데 이 선배가 진짜로 사악해 보일때는 다른사람을 자신
과 같은 철인으로 본다는데 있다. 그때는 정말 짱받는다. 그 사람한테는 한
시간이 금방이고 3~4km가 가까운 거리다. 순진한 등산객.. 금방이 한시간이
고 3~4km인지 알게 뭔가? 제발 보통사람의 기준으로 말해주면 좋겠다.
나중에 그 등산객은 반대로 가고 있었음에도 도로 세석에서 보게 되었다.

빠른 속도로 전진하던 우리는 선봉대를 만났다.
선봉대는 어두워지기 시작했으므로 넓은 공터와 물을 만난김에 야영을 하려
고 준비하고 있었다. 도착한지도 얼마되지 않았고 한다. 한마디로 하고 싶
은 얘기는 우리는 선봉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것이다. 선봉대는 거기까지 한
번도 쉬지 않앗다고 한다 (거의 10km) 나랑 사악선배는 세번인가 쉬고 늦게
출발했는데도 선봉을 따라잡은 것이다.
결국 나는 아파서 늦게 온게 아니라.. 초고속 스피드로 온 꼴이 되었으니..
그 선배가 배려한다는 것 자체가 그런거다.. 제발 보통인간의 기준으로..

총알같이 온 나와 사악선배를 보고 벙쪄있는 일행에게 선배가 던진말..

" 왜 여기 있냐? 빨리 가!! "

나는 다시 선봉에서 가기로 하고 사악선배는 그로기 상태의 93 김금동 선배
를마 데리고 오리로 했다. 나는 차라리 잘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선봉을 앞지를 것 같았기 때문이다. -_-;;

선봉의 선봉은 94학번형이 맡았다. 결코 사악하지 않지만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햇으므로 우리는 쉴틈이 없었다. 캄캄한 산에서는 조난이 쉽기 때문이
다. 더구나 날씨도 안 좋아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나중에 알았는
데 비가 오긴 많이 왔는데 구름이 대부분 우리밑에 있고 조금만 위에 잇어
서 부슬부슬 온거란다.. 산에서의 밤은 빨리 찾아왔고 우리는 후래쉬를 켰
다. 비는 오고 바람은 날아갈것같이 부는 가운데 길을 못찾아서 헤매다가
어떤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는 그 사람들이 길을 알거라고 생각햇는데 그
사람들은 처음 온거라고.. -- 결국 우리가 데리고 갔다.

정말 조난하고 종이한장차이로 세석에 들어갔는데.. 느낌이 정말 이상했다.
산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우리가 들어가도 아무도 돌아보거나 하는
사람이 없었다. 거기다 구름때문에 2m앞도 안보이는데 사람들의 실루엣만
보이는데 마치 사람들이 다 유령같은 느낌이 들었다. 말소리도 또렸이 안들
리고 웅웅 소리만 들리는데... 으으..

강철인간에게는 조난이란 없다. 그 선배는 얼마 되지도 않아서 세석에 왔
다. 후래쉬를 켜도 구름때문에 2~3m 밖에 안보이는데 어떻게 올 수 있었는
지 아직도 미스터리다..




본문 내용은 10,055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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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2/27/2025 10: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