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여성에게 ‘서른’이란 무엇일까? 모든 것이 그렇지만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닌데 지나기 전까지는 막연하고, 두렵고 또 궁금하다. 나의 서른도 마찬가지였다. 손에 쥔 건 없는데 여자 인생은 서른에 결판이 난다는 듯, 세상은 날 몰아붙였다. 그 무렵 제2의 사춘기를 겪는 듯 혼란스러워하던 또래 친구들은 각자 서른을 맞이하는 특별한 기념식을 거행했다. 누군가는 퇴사하고 긴 여행이나 어학연수를 떠났고, 누군가는 결혼을 했고, 또 누군가는 꾸역꾸역 다니던 회삿일을 정리하고 본가가 있는 지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