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사사 게시판』 34457번
제 목:(아처) 유치하다, 사랑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9/28 03:14 읽음: 57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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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랑하기 참 좋은 시기다.
그래서 가을에는 꼭 사랑을 하고 싶었다.
하긴 생각해 보면 사랑하기 안 좋은 계절도 없겠지만...
친구 녀석, 또 사랑에 실패했나 보다.
그렇지만 의기소침해 하지 않을 거라 믿는다.
사랑이 그렇게 가볍울 거라면
이렇게 힘들게 시작하진 않겠지...
은희경이 만들어낸 인물이 생각난다.
진실된 한 사람의 사랑을 바라는 게 아니라
모든 여자들이 자신을 좋아해 주길 바라던 남자.
하루키는 류에 대해 말했다.
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좋아해주길 바라지만
난 몇몇의 독자가 내 작품을 아주 사랑해주면 만족합니다.
초등학생 시절 오래달리기를 잘했다던 말을 한 적이 있다.
게다가 사우나에서 오래버티기 같은 것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일문은 사소한 싸움에서 항상 승리했다고 했다.
오늘 밤, 사랑이 갑자기 유치하게만 느껴진다.
31과 사랑하는 21. 10년이란 시간 차.
다가설 수도 멀리할 수도 없는 묘연의 여인.
유치하다, 사랑.
왜 다가서지 않나요?
두려움 때문일까?
아주 뛰어나 보이는 복서가
난 애송이와 싸우지 않아, 가볍게 주먹 몇 번 휘두르고 마는
자신감 속 두려움?
어쨌든 유치하다, 오늘 밤 사랑만큼은.
이럴 때면 그냥 모든 걸 내팽겨 버리곤 방치해두고 싶다.
98-9220340 권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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